요란하게 울리는 소리에 깜박 잠이 들었던 트찰라는 퍼드덕거리며 일어났다. 무의식중에도 그는 손으로 배를 감쌌다. 차차 정신이 또렷해질 즈음 다시 쿠당탕하는 소리가 들렸다. 트찰라는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타격음에 가까운 소리가 몇 번 더 이어지다가 날카롭게 소리치는 목소리로 끝이 났다. 목소리의 주인은 뻔했다. 트찰라는 몸을 일으켜 소리의 근원지...
와카비가 던진 작은 돌멩이였다. “키스하면 어떤 기분일까?” 최근 와카비의 최대 관심사이자 고민은 온통 연애에 관한 것뿐이었다. 키스. 단어만으로도 트찰라의 볼이며 말단이 화끈거렸다. 글쎄. 트찰라는 쉬이 답하지 못했다. 트찰라에게도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는 저들보다 한 걸음 뒤에 걸어오는 은자다카를 흘끔 보았다. 일렁거리는 수면 위로 조금 더 커다란 돌멩...
여름 이후 비밀스러운 버릇이 하나 생겼다. 부드럽고 말랑한 것들을 보면 손가락으로 몇 번 만져 촉감을 테스트했다. 통과한 것은 방이나 화장실같이 개인적이고 조용한 공간으로 가져갔다. 다음은 입술 테스트. 입술로 물건을 은근하게 눌렀다가 떨어졌다. 오늘의 테스트 대상은 시장에서 발견한 주머니 공이었다.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몰라도 말랑말랑한 것이 손장난하기 ...
트찰라의 손가락을 따라 에릭의 시선은 하늘로 향했다. 어두운 밤하늘에 수많은 별이 쏟아질 듯이 반짝였다. “신기하지 않니? 장막 안에서는 하나도 보이지 않던 별빛이, 장막만 나왔을 뿐인데 저토록 빛난다는 것이.” 평소보다 고양된 목소리였다. 에릭은 천천히 하늘에서 트찰라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커다란 눈동자에는 밤하늘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까맣고 반짝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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